나를 사랑해줘 [6화] (by. 밀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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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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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습니당 바로 뿅!
 
 

별별님이 보내주신 표지
 
 

아느님이 보내주신 표지
 

이종석
이보영
000
 
.
.
.
 
 
꿈도 꾸지 않고 엄청 편하게 잔 듯 하다.
잠은 깼지만 푹신한 침대 안이 좋아서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 있는 중.
 
그러다가 문득,
내가 어제 침대에서 잤던가?
 
난 어제 분명히 살찐 김우빈 도움으로
집에 들어와서
곧바로 이종석 방에 들어갔지
그리고 이종석 침대에 머리를 박고
중얼대다가..
 
그러다가..
 
 
 
 
“..그러다가 잤지
 
 
 
 
나란 기집애는 진짜..
 
설마 내가 이종석의 침대를 뺏은건가 하고
눈을 살며시 떠 바라본 천장은
별 스티커따위 붙지 않은 
깨끗한 내 방 천장이다.
 
안심한 나는 후- 한숨을 쉬고
불편한 자세를 바꿔 옆으로 누웠다.
 
이종석을 또 어떻게 본다냐
 
일어나야겠는데 너무 일어나기 싫은 나는
몸을 꼼지락거리며 침대 가장자리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누워서 
어제의 이종석을 생각했다.
 
왜 울었지?
나를 쳐다보던 그 눈빛은 뭐지?
이때까지의 종석이를 생각하면
그 아저씨의 막말 따위로 울 녀석이 아닌데,
 
뭐 내가 잘못한게 있나?
내 행동이나 말을 더 심하게 받아들였나?
내가 무슨 말을 했더라
 
멀뚱멀뚱 눈만 깜빡이던 나.
갑자기 예전일이 머릿속을 스치고
 
왜지?
 
 
 
 
너를 좋아하나보지
 
 
 
 
갑자기 예전의 안재현의 말이 떠오르는건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한거냐며
내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리고 그러다가
침대 가장자리에서 중심을 잡고 있던 난
한순간 흩트러진 정신에
- 하고
 
 
 
 

!!!!!!!”
 
 
 
 
큰 소리를 내며 침대에서 굴러 떨어져 버리지.
 
...
심하게 아프다....
 
눈물이 핑 돌고
내 몸을 둘둘 감싼 이불안에 두 팔이 갇힌 채로
끙끙 대고 있는데
 
두두두- 빠른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내 방문이 활짝 열려
 
 
 
 

무슨 소리!!!..,”
 
“...”
 

“....,”
 
“....시발
 
 
 
 
이불에 돌돌 말려 바닥에 널부러진
내 모습을 열린 문 가운데서 
내려다보고 있는 이종석.
 
 
 
 
문 닫고 나가
 

“..이불 풀어줘?”
 
“...”
 
“..”
 

나가!!!!!!!!!!”
 
 
 
 
쪽팔림에 얼굴이 벌게져서
소리를 지르니
 
알았어!!!!
하고 날 따라 소리지르며 대답하고는
문을 닫고 나가버리는 이종석이다.
 
안재현 이 망할 선배새끼
누가 누굴 좋아해!!!!
6년을 이런 모습만 보여줬구만!!!
 
괜히 사람 햇갈리게 만들고 말이야!!
갑자기 그 말은 왜 생각나서!!!
 
 
 
 
 
 
 
*
 
 
 
 
 
 
 
여자애 목소리가 뭐 그리 우렁찬지
 
“..”
 
엄마는 분명히 너한테 밥만 주는데
어디서 몰래 기차화통 삶아먹니?”
 
아 몰라
 
하긴 애기 때부터 남들이 장군감,
장군감 거리긴 했지..”
 
!!! 몰라!!!!”
 
 
 
 
귀 아파 이년아!!!
 
하고 소리지르는 엄마를 쌩 무시한 채
우걱우걱 밥을 먹는 중.
 
아까 내가 이종석한테 소리질렀다고
계속 저런다!
 
특히 아빠가 계속 투덜투덜..
자기가 어제 분명히 종석이한테
잘하라고 말 했는데
내가 영 하는게 아닌 것 같았는지
계속 갈군다.
 
그래 내가 죄인이야!!!
내가 죄인이라구
 
간장계란밥을 마구 퍼서 입안에 넣고
우물우물 하며
총각김치를 하나 포크로 푹 찌르는데
 
식탁 맞은편의 이종석과 눈이 딱 마주쳐


...
 
 
 
 
“...”
 
“....”
 
넌 왜 내 병신 같은 모습만 그렇게 보는거야..”
 

그런게 어떤 모습인데?”
 
 
 
 
..지금 같이 양푼으로 밥 먹는 모습!!!!
 
모르겠다는 얼굴로 갸웃대며
밥을 먹는데 남자가 돼서는
얼마나 깔끔하게 먹는지
 
... 나란 년은 정말..
 
포크로 찍은 총각김치를
아삭하게 한번 물고서 냠냠 대며
내게서 시선을 떼고 밥을 먹는
이종석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오늘도 그렇다. 이종석은
 
어제 상처받을 만한 말을 그렇게 듣고,
그렇게 울어놓고,
 
하루 지나니
무슨 일 있었냐는 듯 한 저 행동들
 
저번에 양자이야기 했을 때도 그랬지.
 
이때까지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이종석 속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받은 상처를 꾹꾹 눌러댄 그 속은
멀쩡할까
 
 
 
 
,”
 
“.....”
 
“000”
 
“..?”
 

김치 국물 흐른다.”
 
 
 
 
멍하던 내 정신이 확 돌아오고
이종석의 손가락이 가르킨 내 팔뚝을 바라보니
총각김치 국물이 포크를 타고
내 손을 타고서
팔에서 주르륵 흐르고 있다.
 
 
 
 
!!!!!!!!”
 
저거 또 소리지르네!!!”
 
김치 국물이 팔을 타는데 
소리를 어떻게 안 질러?!!!”
 
 
 
 
허둥대면서 아빠랑 또 말싸움을 하는데
이종석이 내민 휴지를 잡아
 급하게 국물을 닦아냈다.
 
이런 내 모습에 웃음이 빵 터진 이종석.
 
어제는 울더니
잘도 웃는다.
 
남은 팔이 찝찝해 죽겠는데
웃는게 얄미워서 한마디 했다.
 
 
 
 
좋냐?”
 
 
 
 
라고,
그러니 녀석의 웃음이 좀 가라 앉아선
대답을 해
 
 
 
 

, 좋아
 
나중에 김치로 세수 시켜줄까? 이 자식아
 
“...”
 
“?”
 

“..너무 좋다
 
 
 
 
내 농담같지 않은 농담은 쌩 무시한채
반복된 녀석의 말에 움찔,
가만히 날 바라보는 녀석의 얼굴을
쳐다보고
 
너를 좋아하나보지
 
하는 안재현의 말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
우물거리던 입을 멈춘 채
녀석을 말 없이 바라보다가
 
 
 
 

“..시발 안재현..!!!!!”
 
 
 
 
안재현을 부르짖지.
 
 
 
 

왜이래..”
 
다시 고민 상담따위 하나 봐라
 
“..미쳤어?”
 
 
 
 
깜짝 놀란 이종석이 밥 먹다 말고
내 정신상태를 걱정하던 말던
쿵쾅쿵쾅 걸음에 무게를 실어
내 방에 들어가
침대에 몸을 날려 누워
머리를 감싸고 끙끙.
 
망할 안재현
쓸데없는 말은 해 가지고!!!!
 
 
 
 
 
..
 
.
 
 
 
 
 
끼릭_
 
침대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십분 정도 있으니 마음이 진정된 나는
 
슬금슬금 민망함을 느끼면서
방 문을 열고 나오는 중이다.
 
겨우 십분만에 나오기가 민망해서
더 있을까 싶었지만
그러기엔 남겨둔 밥과 
총각김치가 아른 거려서..
 
나란 여자..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는 아빠와 엄마가
나를 발견하고는 쯧쯧 혀를 차고,
난 히죽 웃어주다가 아빠, 엄마가 고개를
돌림과 동시에 정색
 
흥 콧방귀를 끼며
도착한 부엌에서 시선을 식탁으로 향하는데
 
우유를 마시는 이종석과 눈이 뙇
 
 
 
 

니 밥 안 치웠어. 먹어
 
“....”
 
“?”
 
 
 
 
...
..뭔가 짜증나는데
 
 
 
 
먹으러 온 거 아니거든!!!!”
 
 
 
 

사실 먹으러 왔어!!!
배가 고프다!!!
 
총각김치 냄새를 애써 무시한 채
버럭 소리를 질렀고,
이종석은 내가 소리를 지를 줄 몰랐던지
우유를 마시던 그대로 잠깐 멈칫 하다가
 
다시 꿀꺽꿀꺽
 
빈 컵을 식탁에 내려놓고
 
 
 
 
목 나가겠다,
 
 
 
 
하며 날 마주본다.
 
미간을 찌푸린 채 녀석을 바라보던 나는
찡그린 얼굴을 풀고 피식- 웃어버려
 
 
 
 
어휴, 아직 애기여 애기
 
 
 
 
칠칠맞긴,
하며 녀석의 윗입술에 묻은
흰 우유를 엄지손가락으로 닦아준 나.
 
근데 이 녀석이
잠깐 멍 때리다간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뒤로 몸을 샤샤삭 빼는게 아니냐
 
얼굴이 벌게진 녀석의 반응에
...꼭 내가 성추행범이 된 느낌.
 
 
 
 
뭐야.. 이 반응 뭔데
 

,
 
너 이...”
 
 
 
 
눈을 굴리며
모르쇠로 나오는 녀석의 볼따구를
잡아 늘려줄 생각으로 두 손을 손톱을 세워
- 드는 순간
 
 
 
 
어머머머머머!!!!!”
 
 
 
 
하는 엄마의 하이톤 감탄사에
놀라 고개를 돌린 나와 이종석.
 
누구길래 저러신대
 
멀뚱멀뚱 엄마를 쳐다보느라
내 존재를 잠시 망각한 것 처럼 
보이는 이종석을 향해
흐흐흐 웃으며 다시 손을 가져다 대는 나.
 
 
 
 
보영이 니가 한국에 온다구??”
 
 
 
 
그러다가 다시 멈춰버린 내 손.
 
 
 
누구?
 
내가 머릿속을 채 정리하기도 전에
멀뚱거리던 눈을 동그랗게 키우고
얼굴에 함박미소가 띄우더니
엄마에게 달려가는 이종석을
멈춘 그 자세로 멍하게 쳐다보았다.
 
누구라고?
 
 
 
 

누구라고 하셨어요, 방금?”
 
보영이!!! 보영아, 옆에 종석이 있는데 바꿔줄까??”
 
 
 
 
싫다고 해도 바꿔주셔야죠!!
 
엄마의 옆에 딱 붙어 앉아 웃으며 말하는
이종석의 모습에 내 미간엔
 다시 주름이 자글자글
 
하하호호 웃던 엄마가 녀석을 향해
핸드폰을 내미는걸 포착하자마자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바람보다 빠르게 뛰어가 그 둘 사이로
거의 슬라이딩 하다 시피 핸드폰을 뺏어 들었다.
 
 
 
 
언니!!!!!!”
 
 
 
 
이종석이 어이없게 나를 쳐다보던 말던
우렁찬 인사를 하는 나.
 
 
 
 

[00이야?]
 
언니 한국와요??”
 
[아니 벌써 왔지! 지금 우리집이야]
 
, 그럼 미국가기 전에 전화하신거에요?”
 
 
 
 
제발 그래라!
내일 미국 간다고 하라구!!
 
그럼 엉엉 울면서 슬퍼 해 줄테니까!
 
 
 
 
 
[아니, 완전히 왔어. 한국 발령 받았지!]
 
 
 
 
.....
 
 
 
 
.. 그렇구나..”
 
[내일 너랑 종석이 보러 가려고
 하는데, 너희 학교로 갈까?]
 
“..아 그렇구나.. 완전히.. 완전
 

[00?]
 
 
 
 
눈썹을 찡긋 대며 우물우물 거리고 있자니
전화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났던 건지
이종석의 손이 갑자기 쑥 뻗어져 와
깜짝 놀라며 무의식적으로 피한 나다.
 
안돼!! 못 준다 이 새끼야
 
이종석의 손을 요리조리 피하며
전화를 꼭 붙들고선 거실을 활보했다.
 
 
 
 
! 낼 학교로 오세요
오시고 꼭 저한테 연락 주셔야 돼요!”
 
[, 오케이]
 
꼭 저한테요!!!”
 

[응 알았어!]
 
 
 
 
그리고 망설임 없이 종료 버튼을 누른 나.
 
아쉬워하는 엄마와 아빠의 얼굴을 보고
천천히 내 옆에 가만히 서있는 이종석의
눈치를 보며 눈을 위로 치켜 뜨는데
 
전화를 끊을 때 까진 당돌했던 나는
굳은 얼굴의 이종석을 보자마자
지레 겁먹고는 움찔.
 
 
 

뭐야.. 그냥 끊었어?”
 
니 생각 못했다.. 미안!”
 
몇 년만의 연락인데,”
 
내일 학교로 온대! 학교로!”
 

“...뭐 그럼 됐다
 
 
 
 
또 짜증이 확
 
뭐가 돼 이 자식아
 
쇼파에 털썩 앉은 이종석이 얄미워
부엌으로 향하는 척 하며 
녀석의 발을 즈려밟았다.
 
그리고 터지는 녀석의 짧은 비명
 
 
 
 
!!”
 
! 실수!”
 

“..일부러 밟았지,
 
아니지! 아 배고프다. 아까 먹던거 먹어야지
 
 
 
 
히죽이죽 웃어보이며 녀석에게 등을 돌려
부엌으로 걷는 난
뚱한 얼굴이 되어 식탁에 앉아 식은 밥을
푹 퍼 입에 넣었다.
 
언니가 왔다.
이종석이 엄청 좋아하는 누나.
내 엄마 오빠의 맏딸인 
내 사촌언니인 이보영 언니.
 
이종석이 저렇게 반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종석이를 그렇게 반갑게 여기지 않던
사촌들 중 유일하게 처음부터
살갑게 말을 걸어주고 했던 것이
 보영언니이기도 하고,
 
사소한 고민거리에 대해서도
6년을 더 일찍 태어난 어른으로써
 충고도 많이 해줄 줄 알았고,
 
제일 중요한 건
나 없이 종석이와 언니가
 피자를 먹으러 가는 도중
인도로 돌진해 오던 자동차에서
종석이를 밀쳐내고 언니
 혼자 부딪혀 이주일 정도
병원 신세를 진 일이 있다.
 
그 뒤로 저 녀석은 
언니에게 엄청 미안해 하면서
심하게 웃으며 반기는 거다.
 
 
 
 
“...”
 
 
 
 
밥을 한입 푹 떠 입에 넣으며
밥알을 꼭꼭 씹었다.
 
보영언니만 오면 이종석에게 나는
그냥 투명인간이 되버리고,
공기가 되버리고,
마치 우주를 떠도는 나노 크기
먼지같은 존재가 되버리지.
 
 
 
 
“..”
 
 
 
 
또 한입 크게 떠 우물우물
 
어느 순간부터 내 이종석을 언니한테
뺏기는 느낌을 받으며 
난 점점 언니와의 만남을
줄이게 되었다.
 
내가 안만나니 자연스럽게 종석이도
언니와 연락만 할 뿐 직접적으로
 잘 만나지 못하고,
 
언니가 회사에 취직하고 얼마 후
외국지사 발령을 받았다고 했을 때는
 
속으로 빵빠레를 얼마나 울렸는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목 밖으로 나오려는 고함을
밥과 함께 씹어 꾸역꾸역 삼키며 
이종석을 쳐다보았다.
 
아까까지 나와 웃고 떠들던 녀석이
아쉽다는 얼굴을 한 채 엄마 핸드폰만
내려다 보고 있지 않느냐
 
너를 좋아하나보지
 
밥을 우물대는 도중에 또 안재현의 목소리가
떠오르고, 난 흥 코웃음을 쳐
 
 
생각에 빠진 이종석을 뚫어져라 노려보다가
식탁위의 초코파이 하나를 녀석의 
머리를 향해 던져버리곤
 
 
 
 

!”
 
 
 
 
재빨리 돌려 앉았다.
 
그리고는 생각하지.
시발 재현 선배님
이종석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내가 아니라 그 언니일겁니다.
 
하루종일 혼란스러웠던 머릿속이
정리되는 느낌을 받는다.
 
.
.
.

※만든이 : 밀키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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